선교현황 기록이 길이 되기까지 — 새 홈페이지와 디지털 환경 정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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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oriah 조회 7회 댓글 0건 작성일 26-10-31 11:56본문
아버지(故 박운서 장로님) 때부터 이어온 선교의 기록을 정확히 남기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정리하는 일. 새 홈페이지를 준비하며 제가 가장 마음을 쓴 부분입니다.
2025년 창립 20주년 즈음, 기존 홈페이지가 보안 문제로 운영을 멈추면서 새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홈페이지를 새로 만드는 일보다 오랜 시간 쌓인 기록을 어떻게 다시 살려 이어갈 것인가가 더 큰 숙제였습니다.
기존 홈페이지에는 모두 2,447개의 게시물이 남아 있었습니다. 자료를 그냥 옮기는 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게시물을 하나씩 열어 보며 다시 사용할 자료와 내부에 보존할 자료를 나누고, 선교뉴스·사진·영상과 지난 기록들을 다시 정리했습니다.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재단의 역사와 선교활동이 잘못 기록되거나 잊히는 일은 없어야 했습니다. 스무 해를 걸어온 재단이라면 무엇을 해왔고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가 홈페이지에도 제대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업하는 내내 한 가지 질문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처음 이 홈페이지를 찾은 분이 재단의 역사와 실제 활동을 보고 이곳이 어떤 곳인지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을까. 외부에서 재단을 바라볼 때 기록과 활동이 서로 맞아떨어지고, 믿을 수 있는 기관이라는 인상을 드릴 수 있을까.
이 질문을 기준으로 홈페이지를 여러 차례 다시 살펴보고 보완했습니다.
가장 먼저 지키고 싶었던 것은 과거 선교기록의 정확성이었고, 그다음은 재단의 활동과 후원금 사용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법인등록 정보 같은 행정자료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홈페이지 전체가 재단의 실제 활동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홈페이지 전체를 살펴보면 이 재단이 오랫동안 실제로 활동해 왔고, 그 과정이 기록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새 홈페이지의 선교영상 게시방식은 YouTube(온라인 영상 플랫폼) 영상을 불러와 보여주는 구조였습니다. 이를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재단의 공식 YouTube 채널을 만들었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영상 제작도 직접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만들고 채널을 꾸리다 보니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재단의 운영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방법은 없을까. 지금 갖고 있는 온라인 환경을 재단 운영에 조금 더 도움이 되도록 활용할 수는 없을까.
어디가 정확한 출발점이었는지는 저도 말하기 어렵습니다. 재정과 운영을 고민하면서 YouTube 활용과 비용절감, 여러 온라인 서비스를 하나씩 알아보다가 Google(구글)과 Canva(온라인 디자인 서비스) 같은 기업들이 비영리단체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홈페이지를 보는 기준도 한 단계 높아졌습니다.
방문자에게 신뢰를 주는 것을 넘어, 외부 기업이나 기관이 재단을 살펴보더라도 이 단체의 공식성과 지속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해오던 자체평가를 더 높은 기준으로 다시 반복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외부 기관이 살펴보더라도 재단의 역사와 현재 활동, 공식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고, 그 뒤에 비영리단체 지원 신청을 시작했습니다.
신청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Google 비영리단체 자격 확인 과정에서 처음에는 재단의 비영리 지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자료를 다시 잘 정리해 제출하면 재검토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마음은 이것이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반려를 받았는데도 감사가 먼저 나왔던 것은, 아직 다시 설명할 기회가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5년 재단 설립 때부터 보관해 온 필리핀 SEC(증권거래위원회) 법인자료와 BIR(필리핀 국세청) 등록자료, 최근 GIS(법인 일반정보신고서), 정관과 내규를 다시 꺼내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서로 다른 시기에 만들어진 서류를 다시 맞춰 보면서 재단이 지나온 과정도 함께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보완한 자료를 다시 제출했고, 얼마 뒤 재단의 비영리단체 지위가 확인되었습니다. 이어서 Google의 비영리단체 프로그램을 비롯한 관련 서비스의 승인도 차례로 이어졌습니다.
돌아보면 새로 만든 서류가 재단을 증명해 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간직해 온 재단의 기록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재단을 설명해 준 것이었습니다.
여러 승인 가운데 제게 가장 상징적이었던 것은 재단 공식 도메인인 mmj316.com을 사용하는 이메일을 실제로 갖게 된 일이었습니다.
작은 변화처럼 보여도 개인 이메일이 아니라 재단 이름과 연결된 공식 이메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외부에서 재단을 바라볼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재단 자료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공유공간과 보안설정, PC와 모바일에서 접근할 수 있는 업무환경도 하나씩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모든 자료가 새 환경으로 옮겨진 것도 아니고, 승인받은 서비스를 모두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사용하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은 미뤄 두면서 재단의 형편에 맞게 하나씩 적용해 가는 중입니다.
그래도 이번 작업을 하면서 조금 더 먼 곳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언젠가 제가 재단을 직접 운영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다음을 맡을 사람이 누가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재단의 역사와 업무가 한 사람의 기억이나 종이 서류에만 기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에게서 이어받은 재단의 기록과 운영 방식은 대부분 종이자료와 개인의 기억에 의존하는 아날로그 방식이었습니다. 이제 제가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는 그 기록을 최대한 정확하게 정리하고, 디지털 환경에서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두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다음 사람이 이 일을 맡더라도 지난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찾아 헤매지 않고, 재단이 걸어온 길과 지금의 업무를 이해한 채 그다음 걸음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비영리 지원과 디지털 환경 정비는 그래서 단순히 무료 서비스 몇 가지를 승인받은 일이 아니라, 지난 기록을 지키고 오늘의 신뢰를 세우며 다음 운영을 준비해 가는 과정의 한 걸음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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