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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소식 가을의 문턱에서 지난여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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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91회   댓글 0건 작성일 05-09-2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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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턱에서 지난여름을 돌아보면 글을 한편 써봤습니다.

가을에는 누구나 시인이 되고 어설픈 글쟁이가 되는가 봅니다.

 

"바쁜 일상의 한가운데 멈춰 서서"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소슬바람이 잠결에 이불을 끌어당기게 하며 어느새 나의 몸에는 긴소매의 옷이 걸쳐 있음을 봅니다.
바쁜 일상 한가운데 멈춰 서서 바쁘고 분주했던 지난여름을 돌아봅니다.
지난여름 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공포 스럽던 시절도 있었지만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며, 삶을 나누는 것의 기쁨 또한 알았습니다.

예순다섯의 나이에 자신의 모든재산과 한국에서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여 필리핀의 원주민 사역을 감당하시겠다하며 오리엔탈 민도르섬 깊숙한 곳 로하스지역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박운서회장님이 있습니다.
상공차관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난 회장님은 한국중공업 사장, LG 상사 회장, 데이콤회장과 고문을 끝으로 한국의 생활을 정리하고 필리핀에서도 오지인 민도르 섬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지난 여름휴가를 민도르섬에서 함께 보내며 회장님과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난7월에 모리아 자립선교재단(Moria Mission of selp help)의 명의로 구입한 벼가 심기워진 5만여평의 논에서 벼 수확을 마치고 또 다시 볍씨를(직파) 뿌렸다고 합니다.
자신의 큰아들과 필리핀 원주민처녀와 결혼을 시켜서 선교재단의 사역을 대를 이어서 하겠다며 기도를 부탁하는 백발이 성성한 박운서 회장님을 보면서 주님의 소명에 대하여 몸서리 치도록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또 다른 사람과의 만남도 있었습니다.
그는 분명 살인자였는데 자기가 한 살인에 대하여 아무런 죄책감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6.25전쟁이후 제대군인이라는 우쭐한 기분으로 동네에 살고 있던 또 다른 제대군인들과 함께 일본인의 적산 땅을 개간하여 자립하려던 한센병력자들을 27명이나 무참하게 구타하고 불태워 죽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당시의 상황을 전장에서의 무공을 자랑하듯이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나이는 70을 훌쩍 넘기고 있었는데 언제나 그의 눈에서 흐르는 참회의 눈물을 볼 수 있을지, 아니 어쩌면 그의 눈에서 살인에 대한 참회의 눈물을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그릇된 지식에 근거한 차별과 편견의 무서움과 그로인하여 나타나는 인간성의 파괴를 보았습니다.
오 ! 하나님
힘없이 꼬부라진 경상도 어촌의 촌로의 메마른 눈에서 참회의 눈물을 볼 수 있기를 원 합니다. 아니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측은지심이라도 발견할수 있기를 원합니다.

또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린수양 이라는 대만의 장기수였는데 정치범수용소인 녹도 형무소에서 35년 동안이나 복역하고 출소한 사람이었습니다.
20대 후반에 감옥에 들어간 그는 머리가 다 희어져서야 녹도 형무소를 나 올수 있었습니다.
그의 인생을 다 앗아가 버린 공권력의 무자비함에 분노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가 자신의 인생과 바꾸고자 했던 대만의 독립과 그가 가졌던 이념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주님을 따르면서도 평탄하고 쉬운 길을 택하기만 했던 지난세월들을 바쁜 일상의 한가운데 멈춰 서서 뒤 돌아 봅니다.
넓은 길을 택하기만 했던 나의 판단에 대하여 그것이 주님이 주신 지혜였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주님의 축복이었다고 기뻐하며 살아왔던 지난 일상을 뒤 돌아 봅니다.
결실의 계절 2005년의 가을은 나의 인생에서도 가을인 것만 같습니다.
不惑을 지나 知天命 의 문턱에서 씨를 뿌리며 땀을 흘렸던 지난일상들에 대하여 조용하게 추숫꾼의 낫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2005년 9월 23일 秋分에 속 리 산 기슭에서 이 세 용 seyong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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